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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장수군에 위치한 한국마사고등학교(교장 최규하, 이하 마사고)는 최근 우수한 신예 기수들의 모교임이 알려지면서, 훌륭한 말관련 인재 배출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문계 특성화 고등학교로서 지식 교육에도 중점을 두고 체력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마사고의 교육 방침은, 이 학교를 단순히 체육 특기생을 배출하는 학교로 볼 수 없게 한다. 이 학교 1회 졸업생인 조인권 기수는 "학교 재학 시절 정말 열심히 생활했고 승마술과 마필관리를 철저히 배운 덕분에 말에 대한 이해도 측면에서 다른 기수들보다 앞서서 출발할 수 있었다"라며 모교의 혜택을 자랑스러워 했다.
규모는 작지만 앞으로 한국 경마와 승마를 이끌어 갈 인재의 요람으로 주목받는 마사고를 지난 8일 방문해, 이 학교 최규하 교장을 만났다.
마사고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지난 2003년에 개교해 올해까지 총 6회 226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매년 기수과와 승마과 각 20명의 신입생을 받고 있다. 학교의 기본 설립 목적은 우수한 경마 기수와 승마 선수를 양성하는 것이지만, 현재는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전인교육을 목표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경마 기수와 승마 선수는 매년 몇 명 정도를 배출하고 있는가?
우선 경마 기수는 매년 6~7명의 본교 졸업생을 기수교육원에 입학시키는 것이 목표다. 승마 선수는 대학에 진학을 해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승마 특기생을 모집하는 대학 정원이 12명 정도이고 이 중 50% 정도인 6명 정도를 본교에서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까지 우수한 선수가 된 졸업생이 있다면?
기수 중에서는 본교 1회 졸업생인 조인권, 박병윤, 김철호 기수를 들 수 있겠다. 최근 경마대회를 우승하는 등 상위권 기수로 성장하여 매우 자랑스럽다. 그리고 장추열, 박상우, 이기웅 등 유망주들도 본교 출신이다. 승마 선수 중에서는 1회 졸업생인 최혜미 선수를 들 수 있다. 최 선수는 마장마술 국가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본교 교사로 부임해 있다.
경마 기수나 승마 선수 외 학생들의 진로는?
본교가 추구하는 교육의 목표는 전인교육이다. 이는 단순히 기능이 뛰어난 선수를 배출하는 것이 아니라 학업도 철저히 병행하여 비록 기수나 승마 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우수한 인재로 커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선수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똑같이 공부를 한다. 실제로 올해 졸업생 35명 중에서 30명이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전공 역시 한의예, 경영, 특수체육 등 다양하다.
운동선수를 길러내는 특성화 학교임을 감안할 때 대학진학률이 굉장히 높다. 그 배경은?
학생들 모두가 입학 후 3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는 기숙학교이고 시골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 입학 후 6개월 정도는 문화적인 차이로 힘들어하지만, 이 기간만 극복하면 굉장히 표정이 밝아지고 부드러워진다. 직접 말을 관리하고 승마를 하다 보면 학생들 스스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자기주도적 학습의 습관을 들이게 된다. 학교에서도 자발적 학습이 이루어지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학생 수가 적기 때문에 진로 교육에 장점이 있다. 이제는 말 관련 진로와 관계없이 순수하게 대학 진학을 목표로 본교를 지원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마 기수와 승마 선수를 양성하는 수업의 핵심적인 내용은?
우선 기수과에서는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기초 체력이다. 기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라고 보기 때문에 2학년 때까지는 체력 훈련에 집중한다. 이후 2학년 2학기부터 기승 시간을 늘려 졸업 때까지 기본 기승술을 훈련하게 한다. 처음에는 당장 경주마를 기승할 수 있을 정도의 교육을 목표로 삼았었는데, 어차피 마사회 기수교육원에 입소하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배우기 때문에, 현재는 기본적인 것을 충실하게 하는 것으로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승마과에서는 마장마술보다는 장애물 위주의 교육을 실시한다. 마장마술은 고가의 승용마 등 교육 여건상 아직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다른 인문계 고등학교와 비교할 때 학교 운영상의 어려운 점은 없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말과 함께 하기 때문에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낙마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이 3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는 기숙학교이기 때문에 생활 지도에 특히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학부모님들이 3년 동안 자식들을 믿고 맡겼다는 것을 생각하면 학생들 보호에 한 치의 소홀함도 있을 수 없다.
마사고를 졸업하는 학생들이 갖고 있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 구별되는 장점이 있다면?
학생들의 인성적인 부분이다. 학교에서는 ‘먼저 인사하기 캠페인’ 등을 통해 예절 교육을 철저히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말을 타고 말을 직접 돌보면서 인격적 정신적으로 성숙해 가는 부분이 가장 크다. 마필 사양관리가 필수 과목이기 때문에 마사고 학생 모두가 말을 기르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인내심을 갖게 된다.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을 하나 드리겠다. 모기업(월곡목장)이 현재 어려운 상태라고 들었다. 학교의 재정적인 문제는 없는가?
최근 많이 받는 질문이다. 실제로 학생들의 학비로 학교 돈벌이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도 많이 받았다. 모기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의 모든 운영자금은 국가에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 본교는 자립형 사립학교가 아니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
끝으로 앞으로의 학교 운영에 대한 방침과 포부를 말씀해 달라.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 가장 중요한 것은 전인교육과 인성교육이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기능 뿐만 아니라 지적 교육도 강조하여, 생각할 줄 아는 인재를 배출하고자 한다. 더불어 인성 교육과 학생들이 직접 마필 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훌륭한 인품을 갖춘 인재를 길러낼 것이다.
이승열 기자 wang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