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국산마를 생산하기 위한 2001년 교배(종부)가 한창이다. `혈통의 스포츠`로 일컬어지는 경마에서 교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산마 생산의 중심지인 제주도는 물론이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내륙의 생산목장들도 좋은 혈통의 교배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혈통이 우수해야만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경마산업의 스타트는 교배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선진경마국에서는 1회 교배료가 수십억원에 이르는 경우까지 있다.
경마산업 기반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혈통좋은 씨수말을 주로 한국마사회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무상교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민간목장을 중심으로 개별적으로 씨수말을 보유하기 시작해 본격적으로 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한 경쟁체제가 갖추어지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교배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마산업이 발전해가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서 자율경쟁 체제를 갖추어나가야 한다. 경주마 생산자들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하는가 경쟁해야하며 마주들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소유하는가 경쟁해야 한다. 조교사는 어느 조교사가 경주마를 잘 관리해 좋은 성적을 내는가 경쟁해야 하고 기수는 어느 기수의 기승술이 더 뛰어난가 경쟁해야한다. 또한 시행체는 어느 시행체가 더 박진감 넘치고 질좋은 경주를 선보이는가 경쟁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요 경마전문지를 비롯 경마를 다루는 각종 매체와 예상전문가, 경마평론가 등은 누가 더 양질의 정보를 많이 제공하는가 경쟁해야 한다. 현대경마에서 가장 중요한 주체인 경마팬은 누가 더 경마를 올바로 즐기는가 경쟁해야 한다.
이러한 경쟁체체가 조화를 이룰 때 경마산업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는 것이다. 경쟁의 시작인 경주마의 교배경쟁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으로 부각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씨수말들은 경주마시절의 상금벌이 보다도 씨수말로 전환된 이후의 교배료로 벌어들이는 돈이 훨씬 많게 된다. 따라서 좋은 혈통의 경주마를 소유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생산목장들도 자신이 소유한 씨암말을 조금이라도 혈통이 뛰어난 씨수말과 교배시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무상교배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한국마사회와 생산자간 또는 생산자와 생산자간에 갈등이 표출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 가운데 일부 목장과 마주가 질좋은 씨수말을 직접 도입해오는 등 혈통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경주마에 대한 지식이 없던 마주들이 이제는 경주마의 혈통연구를 체계적으로 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혈통의 스포츠`라는 경마의 본질을 좀더 깊이 연구하려는 노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나라의 경마는 그만큼 발전속도를 빨리 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마사회만이 씨수말을 소유하던 상황에서 민간목장들이 직접 소유하는 상황으로 전이됨으로써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교배료가 생기기 시작할 것으로 보여진다. 교배료가 생기기 시작하면 경주마 생산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며 국산마의 질은 점점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01년 교배시즌을 맞아 질좋은 미래의 경주마들이 많이 잉태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오늘도 좋은 경주마를 생산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을 전국의 모든 생산농가의 노고에 모든 독자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그리고 경마상금이 좀더 많이 확보돼 생산자 마주 조교사 기수 관리사 등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이 보람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