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경마단체간 2002년도 상금협상이 한창이다. 상금은 경마산업을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축이다. 경마상금에는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 농가들의 생계에서부터 조교사 기수 관리사들의 생계가 달려 있다. 또한 마주는 경주에 대한 재투자를 위한 기본 재원이기도 하다.
경마상금을 얼마나 잘 결정하느냐에 따라 경마산업이 원활하게 잘 발전하느냐의 여부가 달려 있다.
정부와 한국마사회 그리고 경마 각 단체간에는 해마다 경마상금 결정을 놓고 많은 진통을 겪어왔다. 진통의 가장 기본은 집단적 이기주의에서 출발이 되었지만 경마상금 액수가 적었던 것이 보다 큰 문제였다.
정부는 IMF구제금융으로 인한 경제위기가 닥치자 경마산업에 대해서도 무자비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그러나 구조조정은 적자기업이나 적자산업에 대한 것이었어야 마땅하다. 정부는 다른 산업에 적용했던 획일적인 구조조정을 경마산업에도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많은 부작용과 문제점을 일으켰다.
우리나라의 경마산업은 80년대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93년 개인마주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발전의 속도가 가속화했다. 그러나 정부의 경마산업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지난해까지 한국마사회를 관장하던 문화관광부는 노골적으로 경륜 등 경마와의 경쟁산업을 중흥시키는 정책을 구사했던 것이 사실이다.
올해 한국마사회의 관장권이 농림부로 환원되었으나 농림부 역시 이렇다할 경마산업 중흥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륜의 경우 탄생에서부터 금요일 경륜을 시행했다. 그러나 경마는 오랜세월 실시해온 금요일 경마를 지난 93년부터 폐지한 이후 아직까지 부활하지 않고 있다.
경마상금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구조조정의 산물이었다. 국가적 경제위기의 초래는 재벌기업 중심의 특혜 경제정책과 대부분의 기업과 산업분야가 무분별한 투자와 고임금, 과당경쟁 등으로 인한 것이었다. 구조조정은 이러한 불합리와 모순을 타파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어야 했다. 멀쩡하게 잘 발전하고 있는 경마산업에 무자비한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세계와의 경쟁에서 뒤떨어지게 만들었으며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생활을 궁핍하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합리한 경제환경 속에서도 경마산업은 꾸준하게 발전을 거듭해왔다.
한국마사회는 정부의 산하기관이면서도 정부의 돈 한푼받지않고 산업을 발전시켜왔다. 그런데도 다른 산업에 적용했던 획일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제 정부는 발상의 전환을 통한 경마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내년도의 경마상금은 적어도 구조조정 이전의 상황으로 환원시켜야한다. 그래야만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국산 경주마의 생산이 확대되고 질좋은 경주마를 확보하기 위한 과당경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무분별한 투자가 또다른 문제점을 야기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과당경쟁만을 문제삼아 보수적이고 축소지향적인 정책을 구사한다면 경마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 될 뿐이다.
스포츠 복표며 카지노 경륜 등이 경마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경쟁산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군림하며 경마산업만 승승장구하던 시대는 지나고 있다. 경마산업을 총체적으로 발전시킬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그런점에서 경마상금의 결정은 매우 중요한 정책이 아닐수 없다. 정부와 마사회의 전향적인 결정을 촉구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