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필자는 매우 곤혹스런 한주를 보내야 했다. 한국마사회 심판실의 경주 심의 결과에 대하여 독자들의 주장이 빗발쳤다. 일부 독자들은 본지의 기자나 전문위원에게 항의나 의견개진을 했으나 일부 독자는 굳이 필자와의 전화 또는 면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한국마사회 심판실 소속의 재결위원들이 심의경주 판정이 오심이라고 주장하며 필자의 견해를 직접 묻는 것이었다. 일부 흥분한 독자들은 자신이 법원에 오심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터이니 증인으로 증언을 해달라는 요구까지 있었다. 물론 한국마사회 심판실의 심의가 오심이라는 입장에서 증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 당신은 많은 경마팬들이 인정하는 경마전문가이니 판사들도 당신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곁들이면서.......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필자의 견해가 있기는 하지만 함부로 견해를 밝힐수 없는 사안이기 때문이었다. 경주의 공정성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릴수 있는 위치는 결국 한국마사회 심판실 소속 재결위원들이기 때문에 개인의 견해를 밝히는 행위는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 필자는 개인적인 견해가 있다하더라도 언론사 대표라는 공인의 신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 파장이 염려되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면 후자가 더욱 염려되는 요소였다.
필자와 전화 또는 면담이 이뤄진 독자들은 3월4일 일요일경마 10경주의 `동틀때`의 사행으로 인한 타마의 진로방해와 3월11일 일요일경마 제3경주의 `황금나팔`의 사행으로 인한 타마의 진로방해를 비교하면서 `황금나팔`은 순위변경이 되고 `동틀때`는 왜 순위변경이 안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항의의 핵심은 한국마사회 심판실의 결정이 명백한 오심이므로 그에 상응하는 경마팬들에 대한 손해배상이 뒤따라야한다는 것이었다. 한국마사회 심판실의 오심은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시정이 되는 방안을 찾지못하면 경마팬의 선의의 피해가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경마문화신문의 예상도 `황금나팔`을 상대마로 지목을 했는데 순위변경으로 인해 예상이 틀리게 됐는데 억울하지도 않느냐는 다분히 감정을 자극하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마팬의 의식향상은 눈부시게 발전해왔다. 심판의 판정에 대한 오심여부를 추궁할 정도가 되었으니....... 필자는 `동틀때`와 `황금나팔`의 판정에 대한 오심 여부를 떠나 한국마사회 심판실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모든 스포츠에서 심판의 판정은 최대의 권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마사회 심판과정을 신뢰한다는 뜻은 아니다. 경마를 시행하고 경주의 판정을 관장하는 한국마사회에 심판의 권위를 높이고 신뢰받는 심판을 위한 정책이 하루빨리 수립되기를 촉구한다. 필자는 여러차례에 걸쳐 공정경마 최후의 보루인 심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이나 홍콩 등 선진경마국의 예를 들면서 신뢰받는 심판 정책을 역설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경마에서 심판이 신뢰를 받지 못하는 요인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사정책이 정립되지 못했으며 심판에 대한 예우와 대우도 미흡하다. 이제는 지금까지의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하여 심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심판은 물론이고 기수 조교사 발주 방송 핸디캡 등의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기관의 설립, 외국인 심판영입,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에의 심판의뢰......등 강구할 수 있는 모든 개선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