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크라이’, 두바이 월드 컵 우승!
-부상에서 회복한 고돌핀家 유망주, 홈에서 재기 축배!
-최고 인기마 ‘사키’ 기대 못 미친 3위
-일본세 부진, 세계 높은 벽 실감
‘스트리트크라이’(Street Cry)가 두바이 월드 컵에서 우승하며 올시즌 세계무대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23일 UAE 나드 알 세바 경마장에서 펼쳐진 제7회 두바이 월드 컵 경주에서 ‘스트리트크라이’는 2000m를 2분01초1에 주파, 사우디아라비아의 복병 ‘세이미’(Sei Mi)를 4 1/4 마신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3백6십만 달러(한화 약 47억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 대회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리딩자키 제리 베일리 기수의 노련한 말몰이가 빛을 발한 경주였다. 초반 선행에 나선 경주마는 ‘웨스턴프라이드’(Western Pride). 최외곽 게이트에서 출발한 ‘웨스턴프라이드’는 4코너까지 일본마 ‘투더빅토리’(To the victory)와 함께 레이스를 주도했다. 승부의 명암이 엇갈린 곳은 바로 4코너 지점. 4위로 달리던 강력한 우승후보 ‘사키’(Sakhee, 프랭키 데토리)가 코너를 돌면서 바깥쪽으로 선두를 따돌리는 순간, 5위권에 쳐져 있던 ‘스트리트크라이’는 순식간에 안쪽으로 선두를 추월했다. 두 마필이 맞붙은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안쪽으로 편하게 추월한 ‘스트리트크라이’는 힘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평소 모래보다는 잔디주로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던 ‘사키’는 결국 막판 추입이 돋보인 ‘세이미’에게 조차 4 1/4 마신차로 뒤쳐지며 3위에 그쳤다.
고돌핀家 4세마인 ‘스트리트크라이’는 부마가 ‘미스터프로스펙터’(Mr. Prospector) 자마 ‘마키아벨리안’(Machiavellian, 외조부-Halo)이며 모마는 영국혈통 ‘트로이’(Troy) 자마 ‘헬렌스트리트’(Helen Street)다. 2세마 시절 미국으로 보내져 2000년 브리더즈 컵 쥬베나일에서 ‘마쵸우노’(Macho Uno), ‘포인트기븐’(Point Given)에 이어 3위를 차지, 주목을 받았으나 지난해 부상으로 삼관경주에 참가하지 못하고 연말 고국 UAE로 돌아왔다. 통산 10전 4승, 2위 5회, 3위 1회 등 3위 이하로 쳐진 경험이 없을 정도로 꾸준한 성적을 자랑한다. 지난해부터 다시 ‘스트리트크라이’를 조련하고 있는 고돌핀가家의 사이드 빈 수로어 조교사는 올해 다시 미국 무대에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일본세는 2001년 홍콩 컵 우승마 ‘아그네스디지털’(Agnes Digital)이 선두에 16마신 뒤진 6위,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마 ‘투더빅토리’가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오히려 ‘세이미’가 준우승, ‘크림슨퀘스트’가 4위를 기록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운 강국으로 부각됐다.
이밖에 두바이 골든 샤힌(1200m)에서는 베테랑 스프린터 ‘콜러원’(Caller One)이 1분09초9로 우승하며 대회 2연패에 성공했고, 두바이 듀티 프리(1777m)에서는 ‘테르아테르’(Terre A Terre)가 2001년 브리더즈 컵 마일 우승마 ‘발로얄’(Val Royal)과 지난해 이 대회 우승마 ‘짐앤토닉’(Jim and Tonic)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UAE 더비에서는 강력한 우승후보 ‘리펜트’(Repent)가 결장한 가운데 올시즌 미국 삼관경주에 강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는 고돌핀가家의 ‘에센스오브두바이’(Essence of Dubai)가 우승을 차지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표〉 2002년도 두바이 월드컵 우승마
레이스명   우승마   기수   조교사
두바이 카하일라 클래식   ‘네즈도르’   W. 스미스   J. 스마트
고돌핀 마일   ‘그레이메모’   G. 스티븐스   W. 스튜트
UAE 더비   ‘에센스오브두바이’   L. 데토리   S. 수로어
두바이 시마 클래식   ‘나에프’   R. 힐스   M. 트레고닝
두바이 골든 샤힌   ‘콜러원’   G. 스티븐스   J. 채프만
두바이 듀티 프리   ‘테르아테르’   C. 수미용   E. 리보
두바이 월드 컵   ‘스트리트크라이’   J. 베일리   S. 수로어

(사진설명)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선두로 질주하는 ‘스트리트크라이’(오른쪽에서 세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