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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제주 초등교사 고(故) 김지현 사망사건의 진실을 파헤쳤다.
지난 6월 2일 제주도에서 119에 한 아파트에 누군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고 신고했다. 그녀는 심각한 상태로 발견됐고 119 구급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1시간 뒤 숨졌다.
사망자는 나이 스물 아홉살의 김지현 씨로 부임한지 1년 된 초등학교 교사였다.
시신 부검 결과 김지현 씨 사인은 췌장 파열과 이로 인한 복강내 대량 출혈이었다. 다수의 폭행 흔적도 있었다. 부검의에 따르면 성폭행 흔적은 없었다.
전문가들은 갈비뼈 6대가 연달아 골절된 흔적 등을 근거로 범인이 지현씨를 눕히거나 벽에 기대게 한 후 지속적으로 발로 차는 등 폭행을 가했을거라 분석했다.
당시 현장에 도착했던 구급대원은 "온몸에 물이 젖어있었다. 옷을 입은 채로 축 늘어져 있었다. 미간 쪽에 열상이 있었다. 안면부는 피부가 약해서 조금만 상처가 나도 피가 많이 나는 편인데 주변에 혈흔이 안 보여서 이상 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루미놀 거사를 통해 욕실과 방에서 다량의 혈흔을 발견했고 김지현이 살해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력한 용의자로 최초 신고자인 40대 남자 손 씨가 지목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현장에 다른 출입자가 없었고 진술이 오락가락 하는 탓에 손 씨를 긴급 체포했다.
CCTV를 조사 결과 이날 오전 10시 30분 집주인인 손씨가 아파트에 들어섰다. 손씨는 승강기를 타고 지현씨의 집이 있는 5층에서 내렸다. 손씨가 들어가고 4분 뒤 멀쩡한 모습으로 피해자 김지현씨가 아파트로 들어왔다.
119에 신고한 손씨는 앞서 자신이 집에 도착했을 때 지현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CTV에 따르면 손씨가 지현씨보다 먼저 아파트에 있었다.
사건 몇달 전부터 지현씨 통장에서 손씨 계좌로 목돈이 빠져나간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손씨를 김지현 씨 살해 혐의로 체포했다. 손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지현씨와는 종교와 관련해 조언을 주고 받는 사이었다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때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의학자는 김지현씨의 몸에 난 상처들을 보고 "몸에서 드러나는 멍들이 색이 다 다르다. 멍이 든 시일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반항이나 다툼의 손상이 없다"고 분석했다.
지현씨가 과거에도 이미 여러차례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이상한건 폭행 피해자들의 몸에서 볼 수 있는 방어흔이 없다는 점이다.
제작진은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김지현 씨 휴대전화 내용을 살펴봤다. 사건 당일 그녀가 집에 들어가기 1시간 전까지 누군가와 연락을 주고 받은 흔적이 있었다. 상대는 일방적인 명령과 지시를 내렸다. 발신자는 다름아닌 손씨였다.
제작진은 확인한 김지현의 휴대전화에서 수상한 음성녹음을 발견하고 김지현의 친구들에게 들려줬다. 친구들은 "지현이가 아닌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죽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김지현의 사진을 보며 친구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지현이는 아니다. 다른 사람 같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김씨 조문을 왔던 장은주는 "가해자를 안다. 나도 피해자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손씨에 대해 "교회에서 10년 전에 만났다”고 입을 열었다.
장은주씨는 "교회 연습이 있어서 간 상태였고 연습 중에 그 사람이 들어와서 뒷좌석에 앉아 구경하더라"고 말했다. 손씨는 힘든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며 사람들에게 연락처를 나눠줬다고 한다.
당시 남자친구와 헤어져 마음의 상처가 있었던 은주씨에게 성심성의껏 위로를 해줬다고 한다. 처음엔 경계했지만 위안이 되는 좋은 말을 끊임없이 하던 그에게 의지하기 시작했고 그 후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장은주씨는 그 이후부터 손씨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통제 당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말을 듣지 않으면 처음에는 불호령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모든 것이 흉기가 되어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장은주는 손씨가 아르바이트도 강요했고, 최소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을 헌금으로 넘기라고 해 그에게 총 6천여만원을 편취 당했다고 말했다.
은주씨는 "경건에 이르는 훈련이라고 하면서 일어나자마자 자기한테 연락해서 몇시에 일어났는지 보고해야 했다. 실시간으로 모든 것을 보고하고 통제 받았다.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1인자가 되기 위해 말투, 행동, 걸음걸이, 목소리, 눈빛 모든 걸 다 바꿔야 한다고 했다. 이 사람 말대로 하면 부족함이 보완되고 멋진 사람이 되겠지라고 생각하게 한다"고 밝혔다.
은주씨는 이어 "처음에는 사람을 숨 막히게 말로 혼내고 점점 심해진다. 꼬집는 걸로 하다가 주먹으로 때리고 도구로 때리고 그게 점점 심해진거다. 돌로 머리를 내리 찍는다. 스탠드 마이크 쇠로 때리고 있는게 다 흉기가 됐다"고도 말했다.
또한 그는 장은주에게 김지현을 전도하기 위해 소개해달라고 했다고 했다. 장은주는 손씨에게 "김지현에게 자신에게 했던 대로 하지 말아 달라" 애원했지만 묵살 당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은주는 그녀의 부고 소식을 받고 그녀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났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이 해외 유명 음대를 나왔고 일본에서 호텔 사업을 하는 선교사라고 소개했던 손씨. 하지만 버클리 음대에 문의한 결과 손씨가 과거 여름 3개월 코스에 등록했으나 마치지 못했고 이 코스 자체도 정식 학위 과정은 아니었다. 일본에서 호텔 사업을 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에게 피해를 당한 피해자는 또 있었다. 강철구는 손씨와 고등학교 동창이며 경제적으로 힘들 때 손씨에게 의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김지현처럼 폭행을 당했으며 돈까지 헌납했다고 밝혔다.
강철구는 김지현이 폭행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은 매일 6백만원의 헌금을 헌납하기 위해 자신의 소유 집까지 팔았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철구씨는 "손씨가 부모, 형제, 친구 관계를 다 자르게 한다. 나도 부모님하고 연락을 잘 하지 못하게 했다. 연락 오더라도 짧게 해서 끝내 버리게 유도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피해자들의 주변 관계를 끊기 위해 모든 대화 내용을 녹음해 들어보고 가족이나 지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세뇌 시켰다. 철구씨도 손씨 때문에 세 아이를 낳고 15년간 함께 살았던 아내와 이혼했다. 강씨 부부에게 신뢰를 쌓은 손씨는 서로간 대화를 차단하고 배우자가 바람을 피고 있다고 이간질을 했다.
손씨는 3명의 피해자에게 약 3억원 정도의 금품과 노동력을 착취했다. 피해자들은 손씨를 맹목적으로 따르다 어느 순간 그의 실체를 눈치챘다. 그럼에도 손씨에게서 벗어나지 못했다.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손씨는 현재 김지현에 대해 폭행을 인정한 것 외에는 상해치사만을 주장하며 어떤 이야기도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정 기자 ashley17@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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