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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 VS 꾼 - 제1화 "중독" (6) |
경마는 말의 경주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경마가 기수의 경주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결코 정답이 아니라 할지라도 비교적 근사치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경마는 말의 경주도, 기수의 경주도, 조교사나 마주의 경주도 아닌, 경마예상전문가들의 경주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경마는 경마예상전문가의 추리를 믿고 베팅을 하는 경마 팬들의 게임입니다. 특히 위원님처럼 절대적 추종자들이 믿고 따르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특히 오늘 경주에 많은 분들이 위원님의 절대적 믿음에 대한 회의와 분노를 느꼈을 겁니다. 그것은 몇 경주의 적중성공과 적중실패 여부를 떠나서입니다. 위원님께서 그토록 다른 경마예상전문가들과는 달리 인식해주지기를 바라신 만큼, 오늘 같은 경주에서야말로 그 다름을 증명해보이셔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셨습니다. 결국 위원님도 그냥 경마예상전문위원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 중의 한사람 일 뿐이었습니다. 위원님께서 이름 석자를 내걸고 하시는 예상지에서의 예상평이거나, 30초당의 정보제공가격이 인상되어 대단히 죄송하다고 하시면서도 오랜 시간동안에 풀어놓으신 전화음성예상처럼, 위원님의 예상평 한 줄에 혹은 음성 한마디에 모든 기대와 희망을 거는 사람들에게 내어놓은 위원님의 최근의 경주예상들은 참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위원님께서도 어느 전문위원의 변명처럼 30%정도의 적중이 예상가의 한계라고 하신다면 저는 실망입니다. 30-40%의 적중은 인터넷 경마사이트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혹은 경마장 주변에 난무하는 자칭 경마예상전문가들도 다 하거든요? 더 심하게 말씀드리자면 그런 적중률은 누구나가 그냥 배당판만을 바라보고서도 적중시킬 수 있는 적중률입니다. 오늘의 경주를 살펴볼까요? 다른 경주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하신 추천경주들조차 모두 틀리셨죠? 2경주의 경우, 2번마의 1착을 자신하셨음에도 3착이 되었습니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한 결과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6번마의 경우, 예상지에서는 물론이고 현장예상에서도 입상가능성 없다고 단언 하셨죠? 7경주의 경우에도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경주전개와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는 위원님이 베팅권에 넣어야 한다고 하시면 결코 신뢰할 수 없는 기수들이 기승한 마번까지도 위원님의 예상을 믿고 베팅을 해왔습니다. 위원님의 계시는 절대신앙이었으니까요. 저는, 박아무개기수 신봉자입니다. 세 번 출전하면 평균 한 번은 입상해주기 때문이죠. 그것도 배당 좋게 말입니다. 10경주 때 저는 위원님이 추천해준 마번들에 베팅을 하면서도 위원님이 베팅에서 제외하라고 한 박아무개기수님이 기승한 9번마까지도 포함시켜 베팅을 했습니다. 도저히 착순에도 들기 힘든 경주마를 몰고 박아무개기수님은 일착으로 들어오셨는데, 저는 그만 2착을 한 3번마까지는 베팅을 못했었습니다. 위원님의 적극 추천마들에게 베팅을 하기에도 벌써 많은 돈과 베팅전략이 소모되었기 때문이죠. 100배 넘게 터진 그 경주에서 조차도 위원님은 9번마와 3번마 중의 하나도 예상해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경주에서, 저는 저배당경주라고 자신하신 위원님의 예상을 불신하고 머리말로 팔린 1번마의 박아무개기수님이 입상실패를 해주길 기대하면서도 박아무개기수님이 기승한 1번마를 포함하여 만원씩 6만원으로 1,2,6,8로 4복조를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박아무개기수님이 기승하신 1번마가 저의 바램대로 거리적응부족과 뒷심부족으로 입상을 실패하여 175배가 터지는 바람에 175만 원을 환급받았습니다. 결국 그 한 경주의 적중으로 하루 전경주의 손실을 만회 할 수 있게 된 셈이지요. 그런데도 참으로 허탈했습니다. 왜냐고요? 입상을 한 2번마와 6번마 중에 위원님이 추천한 마번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결국 난 요즈음 최고의 경마예상전문가 한분을 버려야만 경마를 이길 수 있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혼돈속에 빠져있습니다. 경마예상전문가 중에 최고라고 믿어왔던 위원님까지도 이제는 차츰 경마예상전문가로서의 연구자세와 책임의식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슬펐습니다. 위원님의 경주전개추리와 예상이 겨우 경마경력 5년밖에 안된 그냥 경마 팬의 경주전개추리와 분석과 경험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원님께서 베팅하라는 대로 베팅을 해서 단통으로 몇십배도 적중했었고 삼사복조로 몇백배도 맞춰봤었으니, 환수액으로 따졌을 때는 위원님 때문에 그리 많은 돈을 잃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이런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위원님은 흔치 않은 정말 신뢰하고 존경할 수 있는 경마전문예상가로 영원하시길 바라는 소망 때문입니다. 아직도 위원님의 경주전개추리와 예상을 믿고 매 경주마다 꿈을 걸고 희망을 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말씀드렸듯이 경마는 마주의, 조교사의, 기수의 경주가 아닌, 경마예상전문가들의 게임입니다. 그저 팬이나 꾼들은 경마예상전문가들의 경주전개추리와 예상을 믿고 한순간을, 혹은 미래를 걸지요. 진실로 분발해 주십시오. 오늘처럼 위원님을 믿지 않고 베팅을 함으로서 거꾸로 승부에 이기고 돈을 따야하는 불행을 갖지 않도록 말입니다. 위원님같은 분들마저 대충대충 예상을 해버리시면, 경마장에는 뺑뺑이판을 돌리는 야바위꾼들 밖에 없게 됩니다. 위원님의 이름을 걸고 위원님만이 할 수 있는, 차라리 자신이 없는 경주에는 공란으로 비워두실 수 있는, 7두만 출전하는 경주에서도 5두를 찍어내는 지극히 비상식적인 다른 경마예상전문가들과는 달리 확신하는 1두 혹은 2두만을 추천해내실수 있는 그런 위원님이 되어주십시오. 경주는 말이 하고 경마는 사람이 합니다. 결국 경마라는 것은, 경주마들의 경주전개에 대한 추리와 예상에 대한 베팅의 결과인데 그 모든 것은 경마예상전문가들의 경주전개추리와 예상에 대한 기대감과 믿음에 대한 선택의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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