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준 조교사가 마방 개업 후 처음으로 시상대에 섰습니다. ‘없는 살림’에 월척을 낚았죠. 조교사는 만나봤나요?
-조교사 개업 후 36전 만이라고 하네요. 아마 최소 전적 기록일 것 같은데…. 강조교사는 지난번 ‘선두타자’가 3연승 째를 거뒀을 때 어느 정도 대회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출전 인터벌도 3주로 비교적 짧았던 거구요.  
-마주와 기수간의 인연도 이채롭습니다. 방춘식 기수가 ‘블랙킹’과 ‘대해’로 경마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 주인이 이광수 마주였고 이번 ‘선두타자’도 이광수 마주, 방춘식 콤비의 합작이라는 점이 그렇죠.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인연이 남다르긴 합니다.

◆지난주 기수 변경에 대해 문의해 오는 경마팬들이 많은데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두 명의 기수가 가사라는 사유로 교체됐습니다. 두 명 모두 과거의 불공정 경마행위를 마사회에 자수했고 현재 보안처에서 조사중이라고 합니다. 정확한 혐의 내용은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요.
-이번 건이야 그렇다 쳐도 당일 기수변경에 대해서는 팬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유독 변경이 잦은 기수가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이 때문에 경주 추리에 많은 애로가 따른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가사’라는 사유에 대해서는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기수들 스스로 말해왔던 것처럼 그들은 프로잖아요.

◆기수들의 세대교체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는 가히 ‘지하주 vs 조경호’가 연상될 정도로 이들의 활약이 폭발적이었죠. ‘장축’과 ‘워네이티브’의 지하주, ‘위캔드글로리’와 ‘템피스트웨스트’의 조경호, 국산·외산마 무대를 평정하는 이 마필들처럼 두 기수의 행보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죠. 최범현, 이동국, 이신영 기수는 또 어떻구요. 요즘 웬만한 말 위에 올라탄 최범현과 이동국은 정말 위력적이죠. 배당도 이를 뒷받침하구요. 실제 마필 능력보다 기수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경마팬들 사이에서도 뚜렷합니다. 여기에 문세영 기수까지 가세하면 20기 4인방의 영역은 확고히 구축되는 셈이겠죠.
-감량이점이 사라진 뒤에는 어떨지 지켜봐야 해요. 과거에 17기, 18기 기수들도 초반엔 기세가 매서웠잖아요. 오명섭, 양희진, 박수홍, 강태현, 문정균, 박을운… 이런 기수들이 감량이점을 안고 있을 때 어땠는지 기억 안나요?
-그때랑 분위기가 달라요. 이미 20기 기수 대부분 감량이 없잖아요. 최범현, 이신영 기수 정도인데 지금 모습대로라면 감량없이도 충분히 정상권에서 제 몫을 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어쨌든 예전에는 경마장에 박태종과 김효섭만 있는 것 같았고, 이들에게 인기마가 집중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이제는 기수들의 능력과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된 느낌이에요. 세대교체도 뚜렷하게 이뤄지고 있구요.

◆마방출입기자들의 유료 전화정보를 금지시키는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이에 해당되는 기자들 간에도 다양한 의견과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원론적으로는 마사회의 개정안에 동의합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아쉬운 점은 마방 출입기자들의 유료 전화정보 제공으로 어떤 폐단이 발생하고 있는지 정확한 현황 파악도 마사회가 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누군가 지적했던 것처럼 ‘이번 경주에서 인기마 A는 지웁니다. 왜냐면 조교사가 승부가 없답니다’ 이런 식으로 전문지에는 게재하지 않았던 내용을 전화정보에만 노골적으로 털어놓으며 장사하는 출입기자는 없으니까요.
-대안이 없다는 것도 문젭니다. 현재 마방을 출입하는 기자들의 경우 결국 선택을 하라고 하면 출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경마정보의 폭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거죠.
-마사회에서는 유료예상을 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출입증을 발급해주는 것이 일종의 특혜라는 주장입니다. 전적으로 전문지에만 그 내용을 토해 내라는 거죠.
-전문지는 공익에 준하고 전화정보는 사익이라는 시각에서 그런 논리가 성립된 것 같은데요, 전문지도 결국은 유가로 공급하는데 어떻게 그것은 공익이고 같은 회사에서 부대사업으로 하고 있는 전화정보는 사익이라고 보는 거죠? 그게 맞는 논리라고 생각합니까?
-마사지역에 출입하면서 유료 전화정보를 하지 않는 대신 혼자 취득한 정보를 갖고 몰래 베팅한다면 이건 어떻게 할건가요. 또 유료 정보 운영을 위해 가차명 유령 예상가가 등장하면 그건 또 어떻게 단속할 거냐구요.
-온라인으로 하든 오프라인으로 하든 경마정보 제공에 있어 방법만 다를 뿐입니다. 만일 전문지 판매 부수에 따른 인센티브를 취재기자들에게 회사가 지급한다고 하면 이것도 사익이라고 하면서 출입을 막을 건가요?
무엇이 문젠지, 누가 잘못하고 있는지, 그리고 경마정보 수요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없이 순간적으로 여론에 떠밀려 작은 것만 보려고 하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또 마사회가 자꾸만 폐쇄적인 정책을 펴려고 하는 것도 시대의 흐름에 반하는 거구요. 궁극적으로는 조교사, 기수, 관리사, 출입기자 들이 자유롭게 마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아요. 이미 마주와 출입증을 소지한 일간 신문 기자들은 베팅이 자유롭지 않습니까. 똑같은 출입증을 받고 있는 전문지 기자들만 유료 예상도 안 된다, 베팅도 해선 안 된다 이러는 건 형평에 어긋납니다.
특히 전화정보의 경우 마방출입기자들보다 출입하지 않는 예상가가 그 숫자도 훨씬 많고 매출액면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훨씬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혼란만 더욱 부채질하지 않을까요?

◆다양화된 승식이 요즘 들어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보면 은근히 복연승식이나 쌍승식을 선호하는 팬들도 많이 생겨난 것 같은데…
-편성의 묘미를 살리지 못할 때 특히 더 복연승식이나 쌍승식이 관심을 끌죠. 7마리가 편성된 경우에 복승식도 배당상 메리트가 별로 없고 연승식은 2위까지만 해당되는데 반해 복연승식은 복병감 두 마리를 제대로 골라내면 나름대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보는 거죠. 또 복승식 배당이 2.0배 미만일 때는 1위와 2위를 거꾸로 사는 쌍승식 베팅 전략도 비교적 성공확률이 높구요.
-그런데 아직도 복연승식에 대한 개념이 일반 팬들에게 명확히 전달되지 못해 우왕좌왕 하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요.
-승식이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구요. 경주 편성이 좀 재미없더라도 승식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다면 흥미가 훨씬 커질 겁니다.

【정리=이희경 기자 eheek@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