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문화일보배 경마대회
국산마 부문의 경마대회 가운데 최고 권위를 자랑해 온 문화일보배가 올해 그 7회 째를 맞이하며, 금일 제9경주에 1800m 거리로 펼쳐진다. 2주전 열린 농림부장관배에 가려 비록 그 위상이 낮아지긴 했지만, 국산마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인정받는 그간의 연혁에 비추어, 대회 타이틀 획득을 향한 치열한 일대접전이 예고된다. 총 상금 1억2천만원을 놓고 상승세의 국산 2군 강호 11두로 편성된 이번 대회에서는 내년 상반기 국산마 판도를 재편할 선두주자를 낙점 하는 자리로 의미가 깊다. 예년과 달리 상승세가 무서운 국산 2군 마필들의 핸디캡 경주로 짜여진 결과, 역대 문화일보배 가운데 우승마를 추리하기가 가장 어려운 경주로 대두되고 있다. 출전마 11두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어떤 마필도 결코 우승권에서 제외할 수 없는 박빙의 레이스임을 실감하게 된다. 먼저 직전 뚝섬배에서 늦출발로 아쉽게 복승률 100%의 기록을 내려야만했던 ‘쾌도난마’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설욕전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경주 초반 치열한 선행다툼을 피해갈 수 있는 자유로운 질주습성으로 이미 1800m 거리에서 우승을 거둔 전력도 있어 안정감이 돋보이는 마필이다. 여기에 직전경주에서 마명처럼 번개같은 도주력을 과시했던 3세 암말 ‘번개같이’의 기세가 매섭다. 데뷔전 이후 5연속 입상에 성공하고 있을 만큼 하루가 다르게 걸음이 늘어나고 있어 무시하기 어려운 전력이다. 장거리 혈통으로 최근 박태종 기수와 함께 연승 이루어 낸 ‘친구야’는 소속조의 상승세만큼이나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마필로 우승권에 눈여겨봐야 할 재목으로 관심을 모은다. 지난 5월 코리안더비 우승과 함께 이번 대회 우승까지 바라보며 국산 명문 마방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굳히려는 22조 배대선 조교사의 ‘통일보국’은 해당거리 우수한 주파기록과 함께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손색없다. 또 데뷔 초의 기대치보다 최근 월등한 급성장세를 나타내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는 ‘미르’는 그 잠재력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기대주로 만만치 않은 도전세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유일한 4세마 ‘하모니카’는 강자와의 풍부한 실전경험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난 5월 이후 국산 2군 특별경주 두 차례 출전을 비롯하여, 직전 1800m 거리에서는 이번 대회 출전마 가운데 해당거리 최고기록을 수립한 바 있어 선전이 예측된다. 직전경주에서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바 있는 ‘새주역’은 총전적 10전 동안 3위 밖의 성적을 한번도 기록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정된 전력이 최대강점이다. 그리고 국산 3군 승군 후에 늘어난 거리적응에 고전했던 ‘찬스메이커’가 직전경주에서 ‘새주역’을 꺾는 등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어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타 뚝섬배에서 3위를 차지한 ‘기립환호’와 체구 좋은 3세 수말 ‘무적질주’의 전력도 쉽사리 무시할 수 없다. 이렇듯 1800m라는 거리특성과 상승세의 국산 2군 마필들간의 핸디캡 경주라는 편성의 어려움이 맞물려, 오늘 치러지는 문화일보배는 우승마의 향방을 점칠 수 없는 일대 혼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우승가능마 조교사 작전공개
쾌도난마- 지용훈 조교사
직전 뚝섬배에서 다소 미흡한 성적을 냈는데, 큰 대회일수록 레이스 운이 많이 따르는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에 대한 집착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출발부터 결승선까지 실 수 없는 레이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다.
번개같이-이인호 조교사
1700m 경주까지는 뛰어본 마필인데, 이번 경주에서 해당거리 첫 도전이라는 점과 상대마와 편성이 워낙 만만치 않아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하지만 최근 힘이 차 오르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대회 출전을 결심하게 됐다. 좋은 승부가 될 것으로 본다.
찬스메이커-권세창 조교사
직전에 치른 해당거리 국산 2군 경주에서 우승과 함께 연승을 기록했지만, 이번 대회 강자들의 편성으로 볼 때, 쉽사리 입상권의 성적을 기대할 수 없는 입장이다. 마필의 걸음이 최근 늘어나며 컨디션 최상의 상태로 홀가분하게 도전해보겠다.
통일보국-배대선 조교사
직전경주에서 우승으로 해당거리 무난하게 적응한 느낌이다. 이번 대회 상대마들의 전력이 모두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출전한 이상 우승이 목표다.
기립환호-최영주 조교사
해당거리 첫 도전인데, 마필 특성을 최대한 살려 추입으로 경주에 임하겠다. 늘어난 경주거리가 솔직히 부담스러운 편이다. 하지만 뚝섬배 강자들 틈에서도 3위의 성적을 거두었으니 만큼, 최선을 다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용천무-김점오 조교사
힘겨운 승부가 예측되는 경주에 출전하게 됐다. 코리안더비에서 해당거리를 뛰어본 경험과 최근 우승으로 국산 2군에 승군한 상승세에 기대를 건다. 마필의 질주습성과 편성으로 볼 때, 추입 작전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
【손성호 기자 ssh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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